재밌는 책 - 부자들의 선택(The Millionaire mind;부자 마인드)
친한 동생이 어느 날 찾아와 날 서점으로 데려갔다.
생일 선물로 책을 사줄테니 한 권 고르라는 것. 내가 책을 좋아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이 동생은 매 해 생일선물로 책을 한 권씩 선물해 준다.
사실 요즘은 책 잘 안 읽는데...... 하지만 이번 기회에 책 읽지 뭐!
그리고 한바퀴 돌아본다.
흥미로워 보이는 책들은 상당수 읽었지만, 계속 비슷한 아류작들이 쏟아진다. 책도 읽고 읽다보면 비슷비슷함에 지루함을 넘어 짜증이 나게 된다.
그러던 중 이건 뭐야? 하며 무턱대고 펴봤다가 선택하게 된 책이다.
지극히 '상업적'인 제목
도움 안 될 것 같은 내용
개인적으로 성공학이니 뭐니 하는 이런 류의 책들은 안 좋아하는데 굳이 사게 된 이유는 아래의 도표들 때문이다.
사실 난 이 책에 나오는 소위 말하는 '부자'들 틈에서 자랐고, 그 마인드가 어떤지 대략 파악하고 있다. 부자들은 절대 티비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경박하지 않다.
급격히 돈을 벌어들이기 시작해서 자의식 과잉 상태인 벼락부자들과, 밑바닥부터 올라와서 '부'가 수십년간 누리며 몸에 베어버린 사람들은 애초 생활에 차이를 보인다.
부자로 보이는 '평범한' 사람
그들의 차이에 대한 내용인데,
이는 한국에서도 마찮가지이다.
압구정동 35평 아파트. 실주인은 30%. 나머지 70%는 임차인.
자동차를 보면 집주인인지 임차인인지 알 수 있다. 집주인들은 대게 오래된 자동차를 탄다. 임차인들은 약간 무리하면 살 수 있는 외제차를 몬다.
비싼 옷과 비싼 신발을 신은 잘 생기고 부티나는 젊은이. 1층 담배가게 할아버지를 하대하듯 틱틱대며 돈을 던져 계산한다. 사실 1층 담배가게 할아버지는 그 빌딩의 주인이다. 부티나는 젊은이는 연예인이 되고 싶어 지방에서 올라온 별거 없는 아이고.
통계적으론 모르겠지만, 이 것이 내가 보아온 전형적인 부자들의 모습이었다.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나? 하고 의아해한 적이 많았는데,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 이 책을 선택한 것이었다.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은행장들은 그래도 늙어서들 다 강남에 사는데, 증권사 사장들은 늙어서까지 강남에 집 제대로 가진 사람이 없다"
이 비슷한 내용도 책 부록면에 실려있다.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으로 구분지으면 되겠는데, 돈을 더 벌어들이는 투자은행가 사람들의 자산이 예상보다 훨씬 적다는 사실.
사실 아는 사람들은 아는 이야기다. 한 때 알고 지내던, 유능하기로 알려진 모증권사 애널리스트 역시 겉보기엔 화려했지만, 빚이 연봉의 2배를 초과했었거든.
이 책에는 재밌는 이야기가 하나 나온다.
부자들의 취미는 '돈이 들지 않는다'
일부러 돈을 안 쓰는게 아니라, 가장 행복한 것에는 돈이 들지 않는다는 사실을 부자들은 알고 있다는 이야기다.
애기들하고 놀아주기, 교회에 가기, 화랑 돌아다니며 그림 구경하기
모두 돈이 들지 않는 일이잖은가.
그래. 이 책은 부자'오타쿠'가 쓴 책이다.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지저분한 일을 하고, 귀찮은 일들을 해서 성공한 사람들을 연구한 책.
그리고 그 부자들의 이야기를 정리한 책이다.
고등학생들에게 해줄 법한 이야기도 하나 나온다.
부자들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한 이 저자에게 메일 한 통이 왔다.
"박사님. 저는 선생님의 거의 모든 저서들을 읽었습니다. 저는 수학적 재능이 뛰어납니다. 그리고 대학에서 수학을 공부했습니다."
이 사람은 부자일까? 일단 추측해 보자.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졸업했으니 중산층 이상을 살고 있겠지? 그리고 똑똑하다. 성공한 사업가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어지는 편지의 내용
"저는 현재 직업을 찾는 중입니다. 부자집 자제들을 가르치는 수학 가정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제가 사는 지역 백만장자의 이름과 주소를 알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이어진다.
"저는 현재 감옥에 있습니다. 내년에 성방될 예정이며, 출옥하면 부자집 자제들을 개인교습 하고 싶습니다"
이런 종류의 책은 내용만 훑어보고 그다지 흥미를 못 느끼지만,
부자들의 마인드가 어떤지 궁금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그런 분들께 권할만한 책이다.
책은 블로그 하단 알라딘 책장에 담아놨으니, 가서 한 번씩 훑어보시길.